한국 개신교 교회의 오후예배, 도대체 몇 시에 드리나요?
저희 교회는 장로교 소속이고요, 예배는 주일 오전 9시, 11시, 오후 7시입니다.
근데요, 제가 요즘 궁금했던 게 하나 있습니다.
“다른 교회들은 오후예배를 도대체 몇 시에 드릴까?”
여러분도 궁금하셨죠?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찾아보니 이게 생각보다 너무 제각각이에요.
제가 수소문하고, 통계를 모으고, 전도사님 도움도 좀 받고,
심지어 교회 홈페이지를 150개 넘게 뒤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은 자료로, 아주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교회 312곳 조사 결과, 오후예배 시간 분포는?
표본은 전국 교회 중 정식 교단에 등록된 개신교회 312곳입니다.
장로교 188, 감리교 51, 성결교 32, 순복음 22, 기타 19개 교단.
크기나 규모는 따지지 않았습니다.
크든 작든 예배는 예배니까요.
그래서 도대체 몇 시에 드릴까요?
오후 1시 ~ 1시 59분 | 42곳 | 13.5% |
오후 2시 ~ 2시 59분 | 118곳 | 37.8% |
오후 3시 ~ 3시 59분 | 77곳 | 24.7% |
오후 4시 ~ 4시 59분 | 29곳 | 9.3% |
오후 5시 ~ 5시 59분 | 14곳 | 4.5% |
오후예배 없음 | 32곳 | 10.3% |
생각보다 2시 예배가 많고,
의외로 5시에도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네요.
그 중엔 ‘청년 중심 예배’를 오후 5시에 따로 두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오후예배 시간도 그 교회 정체성이다.”
맞습니다. 교회마다 다릅니다. 이유도 다양합니다.
밥 먹고 바로 드리는 교회, 잠깐 쉬었다가 찬양회처럼 드리는 교회,
아예 ‘오후예배’는 없애고 ‘셀모임’으로 대체하는 교회도 있었습니다.
오후예배의 정체성은… 오히려 ‘혼란’
오후예배, 그 이름도 다채롭습니다.
부흥회식으로 하는 교회도 있었고요,
어떤 교회는 ‘은혜의 나눔예배’, 또 어떤 곳은 ‘말씀집회’라고 부르더군요.
공식적으로는 오후예배지만, 분위기는 수련회 같은 데도 있고요.
심지어 한 교회는 ‘주일오후영성산책’이라고 부르더군요.
이건 예배인가, 순례인가… 싶은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진지했습니다.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의도더라고요.
그래서 오후예배는, 그 자체로 어떤 딱 맞는 규범이 없다는 게
이번 조사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바였습니다.
오히려, 다양성이 생명입니다.
어떤 교회는 오후예배를 없애고, 대신 주중 기도회를 강화하더라고요.
또 어떤 교회는 ‘공예배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오후예배를 고수하고요.
이런 교회도 있었습니다 (무작위 하이라이트)
- 포항의 한 교회는 오후예배 대신 ‘주일 뒷산 등산모임’을 합니다.
목사님이 앞에서 기도하고, 찬송 한 곡 부르고, 둘레길 걷습니다. - 서울 강동구의 모 교회는 오후예배 대신 ‘한글성경 필사모임’을 운영합니다.
주일 오후 2시~4시까지 조용히 쓰기만 합니다. 예배보다 힘들다네요. - 제주의 한 작은 교회는 오후예배를 6시에 시작해
바닷가로 나가 “자연예배”를 드립니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와 함께요. - 부산의 한 대형교회는 오후예배 대신 ‘주일 오후 청년 사역 봉사시간’으로
교회 인근 고아원, 요양원 등을 방문합니다.
이쯤 되면 묻고 싶죠.
우리가 드리는 오후예배, 그 본질은 무엇인가?
오후예배, 계속 유지해야 할까?
많은 교회들이 물음표를 달고 있습니다.
과연 예배는 시간에 묶여야 하는가.
그리고 오후예배가 사라져도, 교회는 건강한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후예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예배를 중심으로 한 하루의 흐름은 분명 가치 있는 전통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교회들이 ‘시간’보다는 ‘의미’를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2시든 4시든, 예배가 예배답게’라는 말,
오후예배를 놓고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결론은? 교회마다 다르고, 이유도 다르고, 방향도 다르다
이 글을 쓴 이유는 단순합니다.
"오후예배 몇 시에 드려요?"라는 질문이
이제는 단지 시간이 아니라
그 교회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교회는 어떠신가요?
오후예배가 있으신가요?
있다면, 왜 유지하시나요?
없다면, 무엇으로 대체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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